[세계사이야기]일본의 천황제에 대하여 1부









천황제의 고대, 중세, 근대의 위치


천황은 일본 역사에 있어서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이는 군사정권인 막부가 들어서 천황이라는 존재가 유명무실해진 시점에서도 거의 동일했다. 헤이안 시대가 끝나고 가마쿠라 막부가 들어선 시점부터 에도막부가 멸망하기가지 천황은 거의 유폐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며 그 이름만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에도 막부 말기 사쓰마번과 죠슈번에 의해 존왕양이 운동이 전개되면서 천황은 헤이안 시대와 다름없는 전세적인 정권의 중심에 서게 된다. 그렇게 정치의 정점에 서게 된 천황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일견 천황이라는 존재는 이본의 대외팽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일본역사의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에서 처음 천황이라는 칭호를 사용한 것은 7세기경 야마토 정권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태양신 아마테라스오카미의 후손인 진무 천황이 구주로부터 정복을 시작하여 기원전 660년 야마토 지방에 이르러 나라를 세우고 처음 천황으로 즉위하였다고 한다. 이는 일본사 초기의 천황은 중앙집권체제의 정점에서 국가의 모든 정치적인 지위는 물론이고 종교적인 최고권위자 자리에 있는 국가의 중심적 인물이었음을 뜻한다.

 

하지만 12세기말 미나모토 세력이 다이라 정권을 밀어내면서 무사단위로는 새로운 사무라이 정권이 성립된다. 미나모토가 천황에게 장군의 직책을 임명 받음과 함께 막부시대가 열리게 된다. 무가의 힘이 세지고 무가에 의한 통치가 시작되면서 천황은 실제적인 정치적 권력을 잃게 되고, 종교적 대표자로서의 기능만을 가진 채 유명무실한 자리를 지키며 존재하게 된다.

 

또한 14세기에는 천황가가 남북으로 갈라져 약60년간 항쟁했던 내분으로 인해 천황은 권위에 치명적인 손상을 집고, 하극상이 난무하게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펼쳐지는 전국시대는 막부의 권한도 약해져 쇼군가가 간신히 그 명목만을 유지하는 시대로서 천황가의 경제적 궁핍 또한 극심해져 의례에 대한 경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어 황실 제사의 중심을 이루는 신상제가 중지되게 된다. 이는 천황이 일본이라는 국가의 종교적인 역할 또한 수행하지 못한채 일본이라는 나라를 있게 한 명목만을 유지한채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전국시대의 끝에 통일을 이룩한 것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세 무장들이었다. 이들은 쇼군가와 대립하고 있었으며, 천황에게 전통적으로 중요한 권한의 하나로 관위 임명권을 가지고 있었음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통성과 정치적인 우위성을 위하여 천황의 관이임명권을 이용해, 관직으로 쇼군가와 함께 동맹을 맺은 영주들을 누르기 위해 애썼으며, 그를 위해 교토를 쇼군가측 군사보다 먼저 점령하고자 애썼다.

 

이후 도쿠가과 이에야스는 천황을 정치로부터 격리시키고 학문에 전념케 하는 제도인<금중병 공가 제법도>를 실시함으로서 천황은 권위면에서는 쇼군보다 위에 존재함으로서 서열적으로 우위에 서지만 권력면에서는 쇼군의 명령에 따라야하는 존재롤 자리매김 하게 된다.


또한 천황의 명색을 유지하게 위한 재정적인 지원 역시 쇼군에게 받게 됨에 따라 조정의 체면치레를 하고 막부에 의한 재정적 지원을 더 많이 얻어내려는 정도 밖의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도쿠가와 막부가 거슬릴 수도 있는 천황제를 폐지하지 않은 것은 천황의 권이로서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일본 역사를 전반에 걸쳐서 내려온 혈통과 종교적인 권위, 일본의 존재성과 위대함을 몸소 나타내 줄 천황을 존재시킴으로서 일본 내외에서의 질서 체제를 확립했다.

 

그러나 에도막부 말기 존왕양이 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겉보기에는 천황에게 천황의 권위 뿐만이 아니라, 천황에게서 권력을 묵인 받아 사용하고 있는 쇼군의 권력을 원래대로 돌려주자는 주장이었으나, 이 존왕양이 운동 역시 히데요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정책과 다를바가 없었다.


사쓰마 죠슈번이 주체가 된 중앙집권적인 이 정치체제에서 헌법상 천황은 마치 헤이안시대의 천황이나, 현대의 대통령과 같은 권력을 얻었으나, 내각에서 전원 찬성한 안에 대해서는 천황이 반대할 수 없다 라는 지극히 입헌적인 내용을 넣음으로서 내각의 꼭두가시나 다름없는, 권력과 지위는 갖고 있으나, 실제적인 권력 행사 면에서는 무가정권시대의 천황과 다름 없는 힘을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3세기 무가정권이 시작된 이래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천황이라는 존재는 권력의 정당성을 재확인시키는 존재로서 이용당해왔다. 천황제가 유지될 수있었던 이유는, 일본 내의 질서 유지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 국민의 종교적 통합, 권력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도구였을 뿐이다. 이것은 전후 평화헌법으로 인해 겉보기에는 단지 일본의 상징으로만 남아있는듯한 지금의 천황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인들의 정신을 지배하기 위한 도구이자,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인 주장과 권력의 정당성을 위한 도구로서 여전히 천황제를 이용하고 있다. 일본을 지배하고자하는 정치인들의 천황제를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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